요새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 만큼이나 자주 들리는 단어가 벤처대출(venture debt)일 거예요. 적자 경영을 하는 스타트업에게 지분 희석 없는 대출을 제공하는 것을 벤처대출이라고 하는데요. 

국내에서는 스타트업 시장이 성장하며 최근에서야 벤처대출이 각광받고 있지만,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해외에서는 많은 스타트업이 활용하는 보편적인 자금 조달 수단 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벤처대출 규모는 연간 43조 원에 달한다고 해요.

해외 유니콘들을 비롯한 스타트업들은 벤처대출을 왜 사용하는 걸까요? 해외 스타트업들은 벤처대출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정리해보았습니다.

 


 

벤처대출은 어떤 스타트업이 사용하는 걸까?

 

Spotify, Airbnb, Uber와 같은 빅테크 스타트업들은 벤처대출을 활용하여 큰 규모의 자금을 효율적인 비용으로 조달한 것으로 유명하죠. 최근의 사례로는 2022년 6월 실내 바이크 및 피트니스 제품 판매 플랫폼 Peloton이 약 9,500억 원 규모의 벤처대출을 조달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벤처대출은 이러한 빅테크 스타트업들 뿐만 아니라, Pre-Seed부터 Pre-IPO까지의 다양한 단계의 스타트업들이 각 성장 단계에 맞게 활용하고 있어요. 일례로, 스타트업 법인카드·비용관리 플랫폼 Ramp는 시리즈 C에 조달한 신규 자금 9,103억 원 중 73%의 자금을 벤처대출로,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 Moove는 시리즈 A에 조달한 신규 자금 1,292억 원 중 38%를 벤처대출로 조달하였습니다.

이러한 자금 조달 트렌드에 맞춰 Blackstone, KKR & Co. 같은 대형 투자자들은 단기에 벤처대출 시장이 2조 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 예상하며 직접 벤처대출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Paypal 공동 창립자 Peter Thiel 역시, 벤처대출 투자가 새로운 투자 모델이 될 것이라 전망하며 벤처대출 펀드에 직접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죠.

주간 글로벌 투자 및 벤처대출 유치 소식을 전하는 레베뉴마켓의 Who’s Hot에서는 매주 수십억 원에서 수천억 원 단위의 벤처대출을 조달하는 많은 스타트업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Reference: Crunchbase

 

해외 스타트업들은 벤처대출을 어떻게 활용할까?

1. 마일스톤 달성까지 충분한 런웨이 확보 

스타트업들이 벤처대출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런웨이 연장입니다. 런웨이를 늘리고 다음 투자 라운드까지 마일스톤을 달성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벤처대출을 활용하고 있어요.

통상적으로 스타트업의 펀딩 라운드는 다음 마일스톤을 달성하기까지의 현금 소진을 고려하여 12~24개월의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다음 마일스톤 달성까지 1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여 12개월의 운영자금을 조달하였지만, 15~18개월이 걸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3~6개월의 런웨이를 연장하고자 지분 투자를 받게 되면 상당한 희석이 발생하게 돼요.

이러한 경우 벤처대출을 사용하면 다음 마일스톤을 달성하기까지 필요한 런웨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다음 펀딩 라운드에서 달성한 마일스톤을 기반으로 더욱 높은 기업가치에 투자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지분 희석을 줄일 수 있습니다. 

Airbnb는 COVID-19 팬데믹 때 벤처대출을 통해 무려 1.2조 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계획된 시간 내 마일스톤을 달성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벤처대출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런웨이를 연장한 것이죠. 만약 이 기간 Airbnb가 필요한 자금을 벤처캐피탈로만 조달했다면, 천문학적인 숫자의 지분 희석과 자금 조달 비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Source: CNBC

2.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Down round 방지

최근 전세계적으로 투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며, 스타트업들은 지난 라운드 대비 낮은 기업가치로 투자를 유치하는 다운 라운드(down round)를 피하기 위하여 벤처대출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벤처대출은 벨류에이션 마크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Race(경주)’라고 표현할 만큼 해외 스타트업들은 벤처캐피탈의 대안으로서 벤처대출을 찾는 분위기입니다. 투자자들 역시, 다운 라운드를 진행할 경우 직전 라운드 투자자들이 투자한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주식이 거래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다운 라운드를 피하는 것을 선호하죠. 다운 라운드는 회사의 실적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보내는 것은 물론, 추가 지분 희석이 발생하고, 투자자·임직원 간 신뢰와 동력이 저해되기 때문에 스타트업 경영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2022년 온라인 식료품 배달 서비스 InstaCart와 온라인 결제 솔루션 Stripe가 각각 40%, 28%씩 낮아진 기업가치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다운 라운드의 시작을 알렸는데요. 반면, 2021년 9.5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에 등극한 B2B 스마트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Netskope는 2023년 1월 투자 당시 가치 평가액이 반영되지 않는 벤처대출을 활용하며 다운 라운드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Source: InfoRiskToday

3. Debt & Equity Mix로 지분 희석 최소화

스타트업들이 벤처대출을 활용하는 주요 사례 중 하나는 의도적으로 벤처대출을 벤처캐피탈과 함께 사용하여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활용 사례는 대출과 지분 투자를 함께 활용한다는 점에서 Debt & Equity Mix라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1.6조 기업가치의 유니콘 핀테크 스타트업 Konfio는 자금 조달 시 벤처대출과 벤처캐피탈을 번갈아 활용하며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였습니다. Konfio는 2018년 Series C 라운드의 벤처캐피탈로 308억 원을 조달한 이후, 2019년 Goldman Sachs 등으로부터 벤처대출로 3,077억 원을 조달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말, SoftBank로부터 1,231억 원을 유치하며 Series D 라운드를 클로징했습니다. 이후 Konfio는 2020년 벤처대출을 한번 더 활용하였고, 2021년엔 Series E 라운드를 유치하며 유니콘에 등극하게 되었죠. 

벤처대출 옵션이 있다면 Konfio의 사례처럼 여러 펀딩 라운드에서 벤처대출과 벤처캐피탈을 적절히 혼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창업자 입장에서 대출은 지분보다 훨씬 저렴한 자금 조달 수단일 뿐만 아니라 지분 희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일반적으로 지분 투자보다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이 훨씬 빠르고, 벨류에이션 마크가 없는 자금이라는 점에서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용이합니다.

Source: Crunchbase

 


 

해외 유니콘들은 목적과 필요에 따라 벤처대출과 벤처캐피탈을 모두 유연하게 활용하며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지분 투자가 아닌 다른 자금 조달 옵션도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전략적 선택이 가능해지죠.  

이제 한국에서도 스타트업이 벤처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요. 지분 희석 없는 벤처대출을 매출 거래 플랫폼 형태로 빠르고 간편하게 제공하는 레베뉴마켓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이 레베뉴마켓을 통해 벤처대출을 활용하는 사례도 레베뉴마켓 블로그에서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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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by 클로브
2월 2, 2023